*옮긴 글&편집 글

안동숙맥 박종규 / 안상학

태공백 2011. 8. 28. 10:41

 

 

 

 

신문 지국을 하는 그와 칼국수 한 그릇 할 요량으로

약속 시간 맞춰 국숫집 뒷방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터억하니 두 그릇 든든하게 시켜놓고 기다렸는데

금방 온다던 사람은 오지 않고

국수는 퉁퉁 불어 떡이 되도록 제사만 지내고 있는 내 꼴을

때마침 배달 다녀온 그 집 아들이 보고는

혹 누구누구를 만나러 오지 않았냐고 은근히 물어 오길래

고개를 끄덕였더니만

홀에 한 번 나가보라고는 묘한 미소를 흘리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마당을 지나 홀 안을 빼꼼 들여다보니

아연하게도 낯익은 화상이

또한 국수를 두 그릇 앞에 두고

자꾸만 시계를 힐끔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안동숙맥 박종규’ 전문-

 

               서예가 김동진 선생의 찬조작품(안상학 시인의 "안동숙맥 박종규")

안상학 詩書展(2010, 10, 29~11, 3.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출품작 중에,,,

 

저자 소개:

196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7年 11月의 新川]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그대 무사한가>, <안동소주>, <오래된 엽서> <아베 생각> 평전 <권종대-통일걷이를 꿈꾼 농투성이>가 있다

 

  

각기 칼국수 두 그릇씩 시켜놓고 기다리는 두 사람의 모습,,,  


시간 되면 당연히 나타나리라 믿으며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는!  

 

그런 숙맥 같고 우매해 보이지만 깊고 두터운 믿음과 우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