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단오 아침에 어머니께서 텃밭 모퉁이에 자라고 있는 궁궁이를 몇 줄기 뜯어오셔서 거실에 갖다 놓으셨는데, 거실 가득히 옅은 허브 향기가 퍼졌고, 궁궁이잎에 가까이 다가갔더니 상큼하고 진한 향기가 콧속으로 밀려들며 머리가 개운해지고 몸을 깨워주는 느낌을 받게 했다.
지금은 단오 행사가 거의 사라지고 일부 지역에서만 행해지고 있는데, 어릴 적에는 고향 안동지역에서도 단오 때에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서 깔끔하게 빗은 머리에 궁궁이잎을 꽂고, 동구 밖에 있는 큰 느티나무에 그넷줄을 기다랗게 매달고서 남녀노소 고운 옷으로 차려입고 그네 높이타기 대회도 열었으며, 맛있는 음식도 풍성하게 차려서 단오 하루를 성대한 축제의 날로 보냈다. 아직 그 풍경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궁궁이잎
궁궁이는 한국과 일본이 원산지로 산형과에 속하는 다년생초이다. 산골짜기나 냇가에 주로 서식하고, 줄기에 털이 없으며, 크기는 약 0.8~1.5m로 곧추자란다. 식재료로 사용할 때에는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 것이 보편적이다. 효능으로는 고혈압 방지 등이 있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긴 잎자루를 가지며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서로 어긋나는데, 겹잎은 날개깃처럼 3~4번 갈라지며 난형 또는 피침형의 잔 잎은 겹잎으로부터 다시 세 번 정도 갈라진다. 꽃은 하얀색이며 8~9월에 겹산형꽃차례로 달리는데 이 꽃차례마다 20~40송이의 꽃이 핀다. 열매는 편평한 타원형으로 익는다.
궁궁이는 약간 매운맛을 가지고 있다. 혈압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고혈압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두통에도 도움이 되고, 오한이 일거나 열이 심할 때 몸의 상태를 정상화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성질이 따뜻한 음식이기 때문에 체질이 더운 사람은 섭취를 지양하는 것이 좋다. 궁궁이는 4월에 어린잎을 따서 나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된장국과 같은 국물 요리에 넣어서 먹기도 하고, 효소를 담가 먹기도 한다. 줄기나 뿌리 등도 식용이 가능한데, 주로 차나 술로 만들어 먹는다. 다만 과다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